지난 총선 때 민주당 압승했던 인천, ‘어게인 2020’?

주식 :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기간에 돌입한 상태에서 오늘부터 양일간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관전 포인트는 사전투표율 30%를 돌파하는지 여부다. 30%를 넘게 되면 전체 투표율이 70%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ai 투자 : 오늘은 14석이 걸린 인천의 판세분석을 해 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전체 13석 중 민주당이 11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석, 무소속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의 득표율은 52.9%, 미래통합당은 39.0%였다.

이번 22대 총선의 인천 판세분석에서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는 인구수가 2019년 11월 기준 295만 2000명에서 2024년 2월 기준 300만 명을 처음으로 돌파해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구 증가를 보였다는 점이다. 인천의 인구 증가는 해마다 출생률이 급락하는 가운데 신도시가 밀집한 서구와 연수구를 중심으로 유입된 사회적 증가에 기인하며,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유입된 5만 명이 이번 총선 지형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여야의 승패를 가름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됐다. 인천에서 승리한 당이 전체 선거에서 승리하는 ‘캐스팅 보터’로 유명하다.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4석, 더불어민주당 7석, 무소속 2석(새누리당 계열)이었고,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1석, 더불어민주당 11석, 무소속 1석(미래통합당 계열)으로 미래통합당이 괴멸적 수준의 참패를 당했다.

인천은 전통적으로 ‘서해안 벨트’는 국민의힘이 유리하고, ‘동부 벨트’는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통념이 있었으나 21대 총선에서 이러한 통념은 완전히 무너졌다. 서해 5도를 포함하는 지역구로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가 2.6%p 차의 근소한 차이로 이긴 중·강화·옹진만,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18.4% 득표로 선전한 가운데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신승한 연수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후보가 171표라는 전국 최소 표차로 승리한 동·미추홀을 제외하곤 최소 6.8%p, 최대 24.3%p 차로 민주당이 원사이드하게 승리했다.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 때 인천에서 참패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호떡 공천, 돌려막기 공천, 낙하산 공천이라 할만한 공천 난맥상, 둘째는 7회 지방선거 때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에 더해 연수갑 정승연 후보의 ‘인천 촌구석’, 차명진 후보의 ‘쓰리섬’ 발언 등 망언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차명진 후보의 망언으로 날아간 지역구 숫자가 최소 20개는 될 거라는 당시 박형준 미래통합당 선거관리위원장의 고백처럼 망언은 이번 총선에서도 작동하는 주요 키워드이고 각 당에서도 이를 네거티브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천 선거에서 가장 핫한 지역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171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 동·미추홀을이다. 두 번 연속 무소속으로 당선된 저력의 윤상현 후보가 이번에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양자 대결 리턴매치가 만들어졌다. 올해 유일하게 발표된 3월 31~4월 1일 여론조사꽃의 조사(500명, 무선전화면접, 95%±4.4)에서도 0.2%p 차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미추홀갑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휘말렸다가 어렵사리 공천장을 받은 민주당 허종식 후보와 국민의힘 심재돈 후보가 양자구도로 대결 중이다. 3월 30~31일 PNR-피플네트웍스-미디어인천신문 조사(501명, 무선 ARS, 95%±4.4)에 따르면 허 후보가 52.5%를 받아 심 후보를 14.9%p 차로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21대 총선에서 14.8%p 차로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낙승을 거둔 연수갑에서는 국민의힘 정승연 후보와 3연속 리턴매치가 성사돼 귀추가 주목된다. 여론조사 중 두 차례는 오차범위 내였지만 3월 23~24일 한길리서치-인천일보/경인방송 조사(505명, 무선ARS, 95%±4.4)에서는 박 후보가 9.1%p 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을은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3차례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외로 국민의힘 김기흥 후보에 앞섰고, 남동갑에서는 민주당 맹성규 후보가 국민의힘 손범규, 개혁신당 장석현 후보를, 부평갑에서는 민주당 노종면 후보가 국민의힘 유제홍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여유 있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4선 중진 홍영표 의원이 탈당해 새로운미래 후보로 출마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부평을은 민주당 박선원 후보가 모든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홍영표 후보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10% 내외를 얻어 거대 양당의 기본 구도를 흔들기는커녕 찻잔 속의 태풍도 못 되는 무기력함을 드러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저격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국토부 장관 출신 원희룡 후보를 전략공천한 계양을은 모든 언론이 ‘빅매치’라고 호들갑을 떤 지역이다. 그러나 19번의 여론조사 중 몇몇 튀는(?) 조사 말고는 대부분 이재명 후보가 원희룡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관심권에서도 멀어지는 분위기다.

인구 증가로 1석이 늘어난 서구의 경우 갑에서는 김교흥, 을에서는 이용우, 병에서는 모경종 등 민주당 후보가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고, 여론조사가 한 차례도 없었던 남동을은 21대 총선에서 17%p 차로 민주당 후보가 압승한 민주당의 텃밭이어서 이변을 기대하긴 어렵다.

마지막으로 인천 총선에서 격전지로 급부상한 중·강화·옹진은 민주당 조택상 후보와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간 리턴매치가 성사된 곳이다. 21대 총선 때는 여론조사에서 배 후보가 조 후보를 많이 앞선 것으로 발표됐다가 막상 개표 결과 2.6%p 차이에 불과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번에도 3월 28~29일 리서치뷰-인천투데이 조사(500명, 무선ARS, 95%±4.4)를 보면 5.9%p 차 오차범위 내 접전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인천 역시 대체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이·조 심판론을 삼켜버리고 있는 형국이다. 특별한 전략 없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친 언사에만 의존하는 국민의힘이 반전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인천도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이 확실하게 앞선 지역은 단 1곳도 없는 상황이다. 경합 지역인 동미추홀을, 연수갑, 중·강화·옹진 등 3곳의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필자의 예측으로는 전체적으로 13대 1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 충청도 원적자가 30%를 넘는 인천의 선거 결과는 충남 선거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스윙 보터 지역인 인천, 충청에서 민주당이 압승한다면 선거 혁명의 진앙지로 새롭게 조명될 것이다.

이번 총선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최종 투표율이다. 지난 총선 때 인천의 투표율은 63.3%로 전국 투표율 66.2%보다 다소 낮았다. 정권 심판 열기와 조국혁신당의 돌풍, 거듭되는 용산발 헛발질이 투표율 상승을 견인하는 현 상황과 대선 때 인천 투표율이 74.8%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68% 내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 혁명이 기대되는 투표율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